그리움

그대여
나는 질퍽한 수렁 속에 한쪽 발을 담그고
그대를 기다립니다
나의 발은 덫에 걸려
피 터지고 속살 보이는데

그대여
그대는 저기 먼 산 바깥에
그냥 혼자 소나무로 서서
바라만 보십니까

어느 날은 갑자기 바람에 실려 온
그대의 자궁 속 엄마 같은 체취가
어지러운 나를 더 어지럽게 합니다

그대여
그대 향기에 나의 가슴은 타다 못해
이렇게 그리움에 멍이 드는데
그대는 보이지 않는 바람으로만 오시렵니까

어느 날은 뿌연 연기에 가려
그대가 보이지도 않습니다

그런 날 나는 빠지지 않는 수렁 속에서
갈대처럼 목 만이 길쭉하게 자라
허전한 가슴 빈속으로만 우는데

그대는 그리움의 언덕 저편에서
무엇을 하십니까

김용덕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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