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992.6.26 일기글

무엇이 그리운지도 모르게 그리움에 미쳐버릴것 같은 나날의 연속입니다
고향에 계신 홀어머니도 그립고
아무도 없는 자취방 쳐진 어깨 쓸어줄 연인도 그립습니다.
재 작년에 죽어버린 바보같은 아버지의 무덤도 그립고
원수처럼 만나면 으르렁거리는 큰 누이도 그립고
며칠 전 돈벌이에 손이 찢어져 열 바늘을 꼬메버린 둘째 누이도 그립고
멍청하게 일만하다 시집가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된 막내누이도 그립고
아무도 기억 못해주는 생일을 기억해준 군발이 둘도없는 친구 은걸이도 그립습니다
그리워서 미쳐버릴 것 만 같습니다
그래서 오늘은 술을 마셨습니다
그래서 후배 앞에서 횡설수설 했더니
몰 상식한 후배가 보기싫다고 나가버렸습니다.
나는 우리 아버지를 닮아서 멍청합니다
그래서 아직 나의 고민 들어줄 연인 하나 없습니다
나는 정말로 멍청한가 봅니다.
나를 그리움에 미치게하는 이 모든 것들 중에서
가장 그리운 것은 무엇일까요?
욕탕을 갔다온 6월 26일 밤, 자기 아버지를 닮아 멍청한 용덕이가

1992.6.26

김용덕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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