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989.6.13 사문일지

사문 (*사월문학반)에서의 시한부적인 시간을 알차게 채우기 위해서
난 얼마만큼 성실했고
또 얼마만큼 발버둥을 쳤는가
삼개월하고도 삼십일이 더 지나간 시간 속에서
난 무엇을 느꼈으며 무엇을 알았는가
일년 전과 달라진 것이라곤 없는 고민과
그 때 이상으로 질적인 변화라곤 없는 생활
움직여야 한다는 단 하나의 명제만 품고
살아온 지금에 서서 생각해 볼때
난 어디로 얼마만큼 움직였는가
손톱이 달아 빠지도록 벽을 긁고 또 긁자
발 뒷굼치가 닳아서 해지도록 뛰자
긁고 긁고 뛰고 또 뛰면 어둠을 밀치고 해가 뜨는 것처럼
무언가가 삶이라는 나의 손안에 잡힐 거야
불성실하고 무절제한 너 너 죽어라 !!!
교직원노조 결성과정에서 직위해제 당하시고
민주당사에서 긴 단식 투쟁후에 경찰서로
가신 나의 은사님과
평민당사에서 7일간 6일간 5일간 단식을 마치고 나온
내 친구들과 현호형을 생각하며
상대적으로 불성실했던 나를 반성하며

1989.6.13 사문일지

김용덕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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